간호사가 직접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Work Smartㅣ널핏 오성훈 대표
2024-10-16
새로운 도전을 하며 겪은 고통이
나만의 ‘차별화된 무기’가 됩니다
CJ ENM, 디즈니, GFFG. 15년간 윤진호 초인마케팅랩 리더가 걸어온 길이다. 모두가 아는 브랜드의 마케터로 일했다는 이름값이 먼저 보이지만, 윤진호 리더는 정말 핵심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이직할 때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고,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자신만의 무기가 되었다는 것.
그렇게 얻은 무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 시작한 브랜드가 바로 초인마케팅랩이다. 커뮤니티부터 강의, 출판까지. 15년 넘게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Q. 대표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무기연구소 초인마케팅랩을 운영하는 윤진호입니다. tvN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월트디즈니 코리아에서 일했고 이후에는 노티드 도넛과 다운타우너 햄버거로 유명한 GFFG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지금은 지난 15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과 브랜드의 성장을 함께하는 1인 기업을 운영중이에요. 이외에도 <마케터의 무기들>이라는 책을 썼고 함께 나만의 무기를 찾는 커뮤니티 '워스픽(Warspeak)'을 관리 중입니다.
Q. 초인마케팅랩에 대해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무기’를 키워드로 정하신 이유도 궁금해요.
제 커리어의 분야는 모두 다르지만, 비즈니스와 콘텐츠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무기들을 만들었더라고요. 그게 저만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해서 무기를 키워드로 잡게 됐습니다. 초인마케팅랩은 크게 커뮤니티, 무기 프로그램, 프로젝트, 콘텐츠의 4개로 구성돼 있어요. 커뮤니티는 자기 일을 더 잘 하고 싶은 분들과 함께 교류하고 발전하는 모임입니다. 무기 프로그램은 제가 직접 기획한 강의들과 실습 과정인데요. 매일 하나씩 나만의 키워드 발견하기 챌린지, 스토리텔링 글쓰기 클래스 등이 있고 계속 개발 중입니다. 여러 기업에 브랜딩 디렉터로도 참여하고 있고요. 이렇게 배운 인사이트를 자체 뉴스레터와 브런치, 유튜브 등 다양한 콘텐츠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Q. 정말 유명한 브랜드들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으셨는데요. 어떤 과정을 거쳐 커리어를 쌓아 오셨나요?
어릴 때부터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는 다 챙겨봤거든요. 그게 CJ ENM 입사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원래는 인사팀으로 입사했으나, 마케팅 부서로 옮기면서 tvN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마케팅을 담당했죠. 6년 차가 되면서 ‘나만의 콘텐츠는 뭘까?’에 대한 고민을 처음 하게 됐어요. 그 답을 찾으려면 콘텐츠의 세계를 더 잘 알아야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2016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로 이직했고, 마블(MARVEL)부터 픽사(PIXAR)까지 다양한 IP들의 브랜딩을 맡았어요. 그러면서 매력적인 콘텐츠들의 공통점을 발견했어요. 바로 담고 있는 ‘이야기’였죠. 자연스럽게 ‘나의 성장 스토리는 유니크한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나?’ 고민했어요.
그러다 2022년에 GFFG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고 마케팅 총괄을 맡게 됐어요. 노티드 도넛과 다운타우너 햄버거 같은 브랜드들을 책임지면서 F&B에서는 시그니처 메뉴가 차별화의 핵심이란 걸 배웠습니다. 거기에서 ‘나에게는 시그니처가 있는가?’ 자문했을 때, 명확한 답이 안 떠오르더라고요. 그때 저만의 키워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오랜 고민 끝에 무기라는 키워드를 찾았어요. 저에게 직장생활은 저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발견하는 과정이었어요.
Q. tvN부터 디즈니와 GFFG까지,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매번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게 힘들었지만, 이전에 배운 것들을 새로운 환경에 적용하면서 제 세계가 넓어지는 걸 느꼈어요. 인사팀 경험을 마케팅에 적용해보고 디즈니에서 배운 걸 GFFG 브랜드 캠페인에 응용하는 식으로요. 그런 게 쌓여서 마케팅과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저만의 서사가 만들어진다는 걸 배웠어요. 그런 재미가 있어서 지금도 도전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진호 님이 15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바라본 마케팅은 어떤 존재였나요?
저는 마케팅 기술이나 도구보다도 마케터라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마케팅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마케터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봤을 때 세 가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했어요.
1. 마케터는 결국 함께 일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2. 마케터가 하는 일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하는 것이다.
3. 마케터는 끊임없이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고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첫 번째는 ‘함께 일하는 존재'로서의 마케터예요. 마케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게 기본이었어요. 그래서 일을 같이 만드는 게 마케터라는 생각을 했죠. 두 번째로 배운 건 마케팅은 사람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들어주는 제품,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일이라는 거였어요. 매출이나 브랜드 인지도는 그 과정에서 따라오는 결과고요. 세 번째는 마케팅은 정말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거(웃음). 우리가 타겟이라는 말을 쓰긴 하지만, 사실 사람마다 취향이 전부 다르잖아요. ‘모범답안'이라는 게 없는 거예요. 그렇기에 끊임없이 답을 찾아가고, 제안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는 거죠.
이런 것들이 명확해졌을 때, 혼자 일해도 되겠다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법을 아니까 저 혼자서도 어떻게 일을 제안하고 협업할지 명확해졌거든요. 제가 원하는 건, 세상 밖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유연하게 함께하는 거였어요. 마케터의 일엔 정해진 답이 없다는 걸 아니까, 저만의 방식으로 일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죠. 그런 생각들이 저를 브랜드로 꺼내는 데 도움이 됐어요.
Q. 스스로 브랜드가 되기로 결심하셨을 때 세운 핵심 가치, 철학은 무엇이었나요? 진호님 콘텐츠와 프로그램에는 어떻게 적용됐는지도 궁금해요.
초인마케팅랩을 시작할 때 두 가지를 고민했어요.
1. 무기가 있으면 사람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까?
2. 무기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제가 세운 답은 사람들에게 무기가 많아질수록 더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자기가 원하는 삶에 더 가까워진다는 거였어요. 브랜드도 세상에 더 알려져서 고객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들 수 있고요. 그런 존재들이 많아지면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지겠죠. 그래서 모든 콘텐츠와 프로그램에서 성장이라는 핵심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Q. 성장도 여러 의미를 담은 단어 같은데요. 진호 님이 생각하시는 성장은 무엇인가요?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그렇게 되기 위한 길을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사실 ‘how’보다도 어려운 게 ‘why’라고 생각해요. 방법이나 도구는 찾으면 되지만, 그런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는 본인만 찾을 수 있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초인 세계관도 넓어져요. 꼭 마케터나 사업가가 아니어도 돼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거죠. 실제로 최근에 마케터가 되고 싶은 고등학생분들이 저를 찾아왔는데요. 저는 마케터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 사람인지 설명해주고 그런 질문들을 고민해보라고 말해줬어요. 그런 고민을 해 본 친구들은 좋은 마케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은퇴하신 60대 사업가분과 만난 적도 있었어요. 정말 큰 규모의 회사 대표까지 하셨던 분인데, 그걸 내려놓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커리어의 한 챕터를 마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도 제가 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분이 원하는 새로운 시작을 같이 고민할 수 있으니까요.
Q. 초인마케팅랩을 운영하시면서, 어떤 크몽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셨나요?
크몽은 저만의 콘텐츠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쓰게 됐어요. 제가 사실 콘텐츠로 헛발질 많이 했거든요(웃음). 유튜브 채널, 웹툰 공모전, 팟캐스트 다 실패했어요. 그렇게 4~5년 동안 시행착오만 겪으면서 생각을 바꿨죠. ‘15년차 마케터 초인’으로 접근하면 안 되는 거였구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구나. 그래서 크몽을 찾았죠. 자기 성장 방식이나 경험을 콘텐츠로 파는 게 활성화된 곳이었고, 마침 전자책도 주목받던 때였거든요.
그때 만난 분이 유성우 님이었어요. 전자책 분야에서 정말 유명한 분인데, 이분 강의를 들으면서 마케팅과는 또 다른 세계를 알게 됐죠. 정말 핵심만 담는 글쓰기 같은 것들요. 그게 저만의 콘텐츠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왜 좀 더 빨리 다른 사람의 방식을 배우려 하지 않았을까? 같은 생각도 많이 했죠. 크몽이 마케터로서의 저를 내려두고, 초인이라는 브랜드로 다시 시작하는 데 무기 같은 역할을 해 줬어요.
Q. 전문가를 찾고 협업하는 과정은 어떠셨나요?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전문가 노하우를 깊게 배울 수 있는 게 저한테 컸어요. 특히 자기만의 키워드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죠. 사실 크몽을 알기 전에 ‘마케터가 이야기하는 부동산’이라는 전자책을 쓴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고, 그걸 마케터의 관점으로 알려준다는 컨셉으로 만들었죠. 그렇게 야심 차게 썼는데, 정말 단 한 권도 안 팔렸어요(웃음). 그러면서 마음을 고쳐먹었죠.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겠다고.
그렇게 유성우님 클래스를 들으면서 ‘콘텐츠 공급자 초인’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목차 구성법 같은 실용적인 것부터 ‘우리 같이 알아보자’는 효과적인 전자책 컨셉까지, 많은 걸 배웠죠. 그게 나중에 제 책을 쓸 때도 도움이 됐고, 숏폼 콘텐츠를 만들 때도 적용되더라고요.
그래서 크몽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공급자로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도 같이 생각해 보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당장 1억 2억을 팔겠어! 가 아니라, 딱 하나라도 좋으니까, 돈을 받고 뭐든 판매해 보는 거죠. 그러면서 배우는 게 정말 많아요. 크몽은 전문가를 찾을 때도 편리하지만, 그런 시작을 하기에도 가장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진호 님이 생각하시는 세계관을 만드는 과정에서 커뮤니티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아요. 진호 님이 그리시는 커뮤니티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커뮤니티는 결국 사람들이 연결되는 거잖아요. 그러려면 명확한 주제, 키워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없으면 그냥 모여서 밥 먹고 끝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총 목적이 명확한 커뮤니티를 4개 운영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책을 계기로 함께 성장하길 원하는 분들과 모이는 트레바리 모임이고요. 나만의 무기를 같이 찾아가는 모임인 워스픽도 있죠. 링크드인으로는 커리어 정보 등을 공유하고, 넷플연가에서는 주니어분들의 포트폴리오 고민 상담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모인 분들을 중심으로 초인 프로그램을 계속 개선하고, 더 많은 분과 연결되는 게 다음 목표입니다.
Q. 앞으로의 마케팅은 어떻게 변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런 변화에서 마케터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도 궁금해요.
가장 큰 변화는 AI죠. 평범한 수준의 카피라이팅이나 상세 이미지, 영상까지는 전부 자동화될 것 같아요. 마케터의 일 중 70%~80%는 AI 몫이 되는 거죠. 하지만 어떤 컨셉으로 고객에게 다가갈지,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는 여전히 마케터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봐요. 제품이나 서비스로 해결하려는 명확한 방향성이 없으면, AI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할 수가 없으니까요.
서로 다른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도 인간의 몫이라고 믿어요. 지금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고립되는 시대잖아요. 그러다보니 커뮤니티 같은 매개체를 원하는 것 같아요. 여기서 어떤 주제나 취향으로 사람들을 모을지 고민하는 게 마케터가 할 수 있는 일인 거죠. 데이터로 파악할 수 없는 요소들까지 고려해서 사람들을 잇는 것도 마케터에게 중요한 역량이 될 거예요.
Q. 다방면으로 활동하시는 진호 님만의 Work Smart는 무엇인가요?
어떤 일을 할 때 계획과 생산성을 고민하는 거라고 믿어요. 제가 이 두 가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일하거든요. 계획은 미래의 내가 하려는 걸 미리 설계하는 과정이예요. 지금 나는 A에 있고 B로 가고 싶은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그걸 체계적으로 잡는 게 저한테 되게 중요해요. 지금도 일하는 시간의 최소 10%는 계획하는 데 쓰고요.
계획을 실행할 때는 생산성이 1순위에요. 저처럼 개인이 중심이 되는 사람은 시간과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 하거든요. 회사에서는 정해진 근무 시간과 일정에 맞춰서 일도 하고 여유를 가질 수도 있지만, 개인은 그게 안 돼요. 그래서 저의 생산성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죠. 그럴 때 제가 잘 모르거나 서툰 분야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노션이나 피그마 같은 도구를 써야 할 때 크몽으로 도움을 받고, 제 계획의 속도도 높일 수 있겠죠. 반대로 저만의 전문성이나 노하우를 콘텐츠화해서 크몽에서 판매할 수도 있고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Work Smart입니다.
Q. 앞으로 진호 님이 초인마케팅랩으로 도전하시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어느덧 초인마케팅랩이 1주년이 됐어요. 이제부터는 초인 유니버스를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시점이죠. 그걸 위해서 웹사이트도 오픈했고 무기 찾기 챌린지도 진행해보려 해요. 제가 도와드리고 있는 브랜드와 참여자 분들의 이야기도 계속 콘텐츠로 만들 거예요.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만의 무기를 가질 수 있고 주변 사람들도 돕는 선순환이 이뤄지니까요. 장기적으로는 브랜드와 사람들 자기 이야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존재로 기억되고 싶어요.
- 글 최진수 에디터
- 사진 상호필름
<Work Smart>란?
누구나 일을 하며 한 번쯤 곤란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전혀 모르는 분야의 일을 갑자기 해야 하거나, 내가 못 하는 일인데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그런 순간들이 필연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럴 때면 우리 모두 한 번쯤,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크몽은 그럴 때 도움이 되기 위해 존재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실력과 경력이 검증된 전문가들과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크몽의 ‘Work Smart’입니다. 앞으로도 <Work Smart>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