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콘텐츠, 사람들이 먼저 알아봐요
Work Smartㅣ도보마포 신현오
2024-09-11
마음 편하게 실패할 수 있을 때,
진짜 내 모습이 보여요.
“나답게 성장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안전한 커뮤니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게 돕는 브랜드, 밑미가 말하는 핵심 가치다. 최근 ‘진짜 나를 찾으세요’라고 말하는 브랜드들은 많지만, 밑미는 ‘안전한 커뮤니티’를 강조하기에 특별하다. 100% 출석하지 않아도, 성장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밑미 손하빈 대표는 시행착오를 격려하고 도전을 응원하는 환경을 경험하며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가 12년의 직장생활 끝에 발견한 ‘나다움’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밑미는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이 나다워지도록 돕고 있을까?
Q. 대표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게 돕는 브랜드 밑미(meet me)의 대표 손하빈입니다. 밑미는 매일 감사일기 쓰기, 10분 미술감상 처럼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의식적으로 나에게 집중하는 ‘*리추얼(ritual)’을 제공하는데요. 이런 활동들로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잘 이해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자아성장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리추얼(ritual): 의식, 의례라는 뜻. 현재에는 자기자신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매일, 꾸준히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일컫는다.)
Q. 현재 밑미에서는 주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나요?
오프라인 같은 경우는 리추얼을 가볍게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들을 늘리고 있어요. 주기적으로 모여서 나의 과거를 돌아보는 밋업도 진행하고요. 같은 과거여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그 자체가 의식적인 행위라고 생각하거든요. 온라인은 자신을 의식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면 딱히 제한이 없는 것 같아요. 가벼운 글쓰기부터 하루 10분 명상, 행복한 순간 수집하기 등등 다양하죠.
다만 성취를 요구하는 느낌의 구성은 최대한 배제하고 있어요. 트렌드 콘텐츠나 경제 뉴스 읽고 인증하기 같은 것들요. 솔직히 ‘몇 퍼센트 이상 달성해야 인정’ 같은 장치가 있으면 사람들이 더 좋아할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것들이 완벽주의를 강요한다고 생각해서 안 하는 거죠. 밑미가 추구하는 메시지는 “억지로 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할 수 있을 때 나를 의식적으로 돌아보는 게 중요하고, 도움이 된다”이니까요.
Q. IBM, 에어비앤비 등을 거쳐 밑미를 창업하셨어요. 그동안의 여정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직장생활을 12년 정도 했어요. 그중 5년을 IBM이라는 회사에서 보냈고, 그 안에서도 부서를 여러 번 바꾸면서 일했죠. 이후에는 에어비앤비가 막 한국에 진출하던 시기에 합류해서, 6년 정도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어요. 그러다가 번아웃을 경험하면서 저를 돌아보게 됐고 다른 사람들도 도와주자는 생각으로 조그맣게 시작한 게 밑미예요. 사실 처음부터 사업할 생각을 하진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브랜드가 됐네요(웃음).
Q. 역동적인 커리어를 거치고 밑미를 창업하신 것 같아요. 꾸준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뭔지, 나는 뭘 하고 싶은지 찾고 싶었어요. IBM도 재무 파트로 입사해서 마케팅, 컨설팅으로 계속 부서를 옮기면서 일했거든요. 그러면서 저는 시스템이 갖춰진 큰 조직보다 직접 체계를 만들면서 일하는 게 더 잘 맞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다가 에어비앤비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직 준비를 해서 브랜드 마케팅 파트에 합류했어요. 시장을 새로 개척하는 브랜드여서 제가 도전할 수 있는 게 많겠더라고요. 실제로도 회사가 여유 있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어요. 사내 문화가 결과가 나빠도 부끄러움 없이 공유하는 게 자연스러워서 ‘나답게 성장한다'라는 게 뭔지도 그때 처음 생각해 봤어요. 저한테 되게 큰 터닝 포인트였죠.
Q. 과거 다른 인터뷰에서 “에어비앤비 경험이 큰 전환점이 되었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어떤 인사이트가 특히 도움이 되었나요?
저를 믿어주는 조직에서 일했다는 게 정말 의미가 컸어요. 에어비앤비의 핵심 가치가 ‘소속감(Belong Anywhere)’인데요. 직원들 모두 그 가치를 믿고 일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솔직히 저는 기업들이 말하는 미션이나 비전을 안 믿었어요. 그냥 듣기 좋은 소리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에어비앤비는 그런 가치를 정말로 실천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비난당할 걱정 없이 여러 시도를 할 수 있었죠. 그게 제 인생의 가장 큰 변화였던 것 같아요.
이런 일도 있었어요. 2018년에 중국 만리장성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했는데요. 정말 많은 돈을 들였고, 지원자들도 많이 몰려서 화제가 됐어요. 그런데 며칠 뒤에 중국 당국이 거부 성명을 발표한 거예요. 숙소나 프로그램 같은 것들도 전부 준비한 상황에서요. 다른 회사였으면 책임자부터 찾았을 거예요. 담당 팀은 완전히 얼어붙었겠죠.
얼마 후에 CEO가 전사 메일을 보냈어요. ‘우리 모두 고생해서 멋진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고, 이건 누구도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런 일을 방지할 수 있을지 이야기해 보자’는 내용이었죠. 거기에 중국팀 정말 잘했다고 응원하는 답변들도 댓글처럼 달렸는대, 저는 거기서 정말 크게 감동 받았어요. ‘여기서는 실수해도 괜찮다’는 걸 정석적으로 보여준 거잖아요.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어도 시행착오를 비난하는 환경에서는 성장할 수 없겠더라고요. ‘트집 잡히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니까요. 저는 에어비앤비에서 취약해도 괜찮은 환경을 경험했지만, 모두가 그런 곳에서 일하는 건 어렵잖아요. 그래서 제가 경험한 ‘서로 지지해주는 환경’을 프로그램으로 제공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으로 밑미를 시작하게 됐어요.
Q. 다채로운 커리어 경험을 거치면서 알게 된 대표님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나다움’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해요.
사실 직장에서 제가 잘하는 것들을 많이 발견했죠. ‘아이디어가 되게 많고 실행력도 좋아서 시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같은 것들요. 이전까지는 그게 저다운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들은 번아웃 이후에 알게 됐죠. 제가 생각보다 제 감정을 너무 몰랐더라고요. 항상 새로운 자극을 원한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저 정말 매일매일을 꽉 채워서 살았거든요. 여행도 많이 다니고 부업도 하고요. 저는 그게 혼자서도 잘 지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제 생각과 감정을 마주하는 게 두려웠어요. 다른 사람들도 이런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밑미로 이어진 것 같아요.
Q. 13년 직장생활을 마치고 밑미를 시작하셨어요. 당시 꼭 지키려 했던 철학은 무엇이었나요?
첫 번째로 생각했던 건 나를 솔직히 보여줘도 괜찮다는 ‘안전함’이었어요. 언제부턴가 커뮤니티에서도 사람들이 자기한테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고 계산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예전에 그랬고요. 진솔하게 대화하면서 서로 알아가고 이해하려는 건 부족해 보였어요. 그래서 더더욱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아니라 편하게 자기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저도 그런 환경 덕분에 성장했으니까요.
또 다른 핵심은 ‘참여’였는데요. 아무리 방법을 잘 알려줘도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그렇기에 모든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직접 행동하고, 서로 교류하는 요소를 넣으려 노력했어요. 그래야 자기가 변하는 게 보이거든요. 지금도 토크쇼 후반에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거나, 프로그램 종료 후 소감을 공유하는 요소를 꼭 넣어요. 밑미에서는 사람들이 같이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친해지고, 서로 깊이 알 수 있길 원하거든요. 그래서 안전함과 참여, 두 가지는 꼭 지키려 해요.
Q. 밑미 초반에는 ‘나를 위한 시간’이나 ‘솔직한 대화’ 같은 가치가 사람들에게 낯설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리추얼의 가치를 제안하고 설득하셨나요?
처음부터 되게 구체적으로 타겟을 잡았어요. 성장 욕구가 굉장히 강하고 새로운 게 있으면 일단 시도해 보는 사람들이었죠. 그런 분들을 대상으로 한 뉴스레터부터 운영하면서 고객을 모았는데요. 첫 3개월은 번아웃에 대해서만 썼어요. 그 이후에 리추얼이라는 개념을 조금씩 소개했죠. ‘반복’이 중요한 해빗(habbit)이나 루틴(routine)과 다르게, 리추얼은 ‘의식적으로’ 하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했어요.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걸 계속 생각하면서 실천해야 나를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처음부터 온오프라인을 같이 고려한 것도 도움이 됐어요. 사람이 정말로 변하려면 꾸준히 시도해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강의나 모임 같은 건 자극을 줄 수는 있지만, 1주일만 지나도 잊어버리기 쉬우니까요. 그래서 온라인 리추얼로 조금씩 일상 속 변화를 경험하고, 오프라인 행사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그림을 그렸죠. 초반에 그런 방향성을 잡아둔 게 유효했던 것 같아요.
Q. 리추얼을 기획하거나 멘토를 섭외하시는 과정도 궁금해요.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가 있을까요?
우선 인생의 낙차를 경험해 본 분들과 협업하려 해요. 가장 힘든 순간에 자기를 돌아보고, 어떻게든 나아지려 노력한 분들은 다른 사람이 힘든 것도 잘 이해하시더라고요. 지금 활동 중인 리추얼 메이커들도 우울증이나 자신에 대한 불신처럼, 삶에서 큰 시행착오를 한 번씩은 겪어본 분들이에요. 그래서 함께 리추얼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왜 힘든지, 어떻게 북돋아 줄 수 있는지 더 잘 알죠.
두 번째 기준은 기버(giver)의 마인드를 가진 분들. 솔직히 기브 앤 테이크 개념으로는 리추얼 메이커 하기 진짜 힘들어요. 굳이 시간을 들여서 타인을 이해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게 재밌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시간을 자원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리추얼 메이커로 활동하기 어려울 거예요. 사실 ‘시간=돈’이라는 개념 자체가 되게 공장식 마인드라고 생각해요, 저는. 자본주의가 도입되면서 시간당 임금 개념이 자리잡았고, 지금도 유지되고 있잖아요. 저는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회적 구조를 바꿀 순 없겠지만, 밑미라도 ‘꼭 생산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Q. 브랜드 콜라보 등 B2B 프로젝트도 활발한데요. 협업 여부를 결정하시는 기준이 궁금해요.
협업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리추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해요. 예를 들어 바디로션 브랜드와 협업하면, 어떻게 나를 돌아보는 행위로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하는 거죠. 바디로션을 바르는 건 자기 몸을 만지면서 소통하는 과정이잖아요. 그러면 ‘로션과 함께하는 내 몸과의 명상’으로 기획할 수 있겠죠. 이렇게 리추얼로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브랜드여도 함께하기 어려워요. 저희 선크림 콜라보 제의 되게 많이 왔거든요. 특히 ‘선크림과 함께하는 일기 쓰기’ 같은 제안을 자주 받았어요. 그런데 우리는 선크림을 외출할 때 바르지, 집에서 바르진 않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은 전부 거절했죠. 결국 우리가 일상에서 실제로 하는 행동인가, 거기서 리추얼로 연결할 수 있는 단서가 있는지가 중요해요.
Q. 밑미를 운영하시면서 어떤 크몽 서비스를 이용하셨나요?
특정 분야에 숙련된 분들과 협업할 때 크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저는 앞으로 일하는 형태가 ‘크루쉽(crewship)’으로 바뀔 거라 생각해요. 어떤 프로젝트의 목표와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유연하게 모이는 식으로요. 그래서 저도 최대한 각자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맡기고 싶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잖아요. 그런 일을 잘하는 분들을 찾을 때 크몽이 도움이 돼요.
최근에 심리 테스트를 만들 때도 저희가 직접 만드는 것보다 이런 일에 특화된 사람에게 맡기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실제로도 그랬고요. 낯설거나 어려운 건 전문가에게 부탁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에요. 그렇게 유연하게 협업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리더십이라 생각하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크몽을 찾게 돼요.
Q. 전문가를 찾고 협업하는 과정은 어떠셨나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크몽은 기능이 좋은 것도 있지만, ‘프리랜서를 위한다’는 가치관이 확실해서 좋아요. 제가 예전에 크몽 대표님하고 같이 발표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프리랜서들의 기반이 된다’는 대표님 메시지가 기억에 남았어요. 본인도 프리랜서의 삶을 오래 살아본 것 같았고요. 그래서 크몽이 프리랜서 입장을 보다 잘 이해한다고 생각해요. 꼭 필요한 정보만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Q. 이전보다 ‘나다움’을 말하는 브랜드, 콘텐츠가 많아진 것 같아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나다움’은 무엇인가요?
죽을 때까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발견하고, 온전히 사랑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개인을 너무 브랜드화 하는 데에 거부감이 좀 있어요. 은연중에 내가 더 가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거든요. 그런 메시지가 오히려 사람들을 나다움과 멀어지게 만든다고 보고요. 그래도 밑미와 비슷한 메시지를 말하는 브랜드들도 조금씩 늘어나는 게 보여서 되게 반가워요. 같이 성장하면서 이 시장도 더 커져야 한다고 보거든요.
다만 ‘봐봐, 저렇게 좋은 얘기 하는 건 돈이 안 돼’ 같은 평가를 받고 싶지는 않아요. 요즘도 그런 얘기 듣거든요. ‘밑미도 수익화가 되긴 되나 보다. 그러니까 계속 하고 있지.’ 그런 말을 들으면 되게 책임감이 생겨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가치를 전하는 브랜드도 경쟁력이 있다는 걸 앞으로도 보여줘야 하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저희 가치를 지키고 싶어요.
Q. ‘나다움’이 시대적 키워드가 됐지만 실제로 내 모습을 찾기는 더 어려워진 것 같기도 해요.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되게 공감해요. 사실 우리 삶의 대부분은 꾸준히 노력하면서 성장하는, 조용하고 권태로운 시간이잖아요. 우리나라는 그런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빠른 자극을 원하고요. 숏폼 콘텐츠가 그런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그게 나쁘다고만 생각하진 않아요, 재미있고 신선할 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콘텐츠가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생각할 여유를 뺏어가는 것 같거든요.
SNS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도 위험해 보여요. 빠르게 잘 된 사람들보다 매일 애쓰면서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거든요. 그런데 SNS에는 그런 게 안 보이니까, 나만 뒤처진 것 같다고 느껴지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더 빠른 성공을 원하고, 비법 같은 걸 많이 찾는 것 같아요. 그런 주제를 다룬 콘텐츠나 책도 많아졌고요. 저는 그런 것들이 남들의 경험과 배움을 으깬 죽처럼 느껴져요. 꼭꼭 씹어먹지 않아도 맛이 느껴지는 죽처럼 술술 읽히니까요. 그러다 보면 나만의 생각을 할 힘이 약해지는 거죠. 그래서 저도 의식적으로 긴 호흡의 콘텐츠를 소비하려 노력하고, 한 달에 한 번은 꼭 영화를 봐요. 틈틈이 책도 읽고요. 물론 저도 소셜 미디어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아요(웃음).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려는 힘을 지키려 계속 노력하는 거죠.
Q. 어느덧 밑미도 4살이 됐는데요. 그동안 밑미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가꾼 여정은 어떠셨나요? 뿌듯했던 점, 아쉬운 점은 어떤 건지도 궁금해요.
밑미를 통해서 삶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뿌듯하죠. 밑미 덕분이라면서 해외에서 꽃을 보내주신 분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너무 감사하고 감동적이죠. 자기가 노력해서 변화를 만들었는데도 저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나눠주니까, 참 행복해요. 그런 맛에 밑미 하는 거기도 하고요.
리추얼의 문턱을 충분히 낮추지 못한 건 아쉬워요. 저는 자기를 돌아보는 게 여유 있는 사람들만 하는 일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가볍게 시도하면서 나에게 맞는 리추얼을 찾아가면 스스로를 알아갈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지금도 그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방향을 계속 찾고 있고요.
Q. ‘진짜 나를 만나는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대표님만의 Work Smart는 무엇인가요?
프로젝트의 가치관과 방향성에 진심으로 동의하고 기여할 수 있는 게 명확한 사람들과 유연하게 일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매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수익도 나누고, 어떤 걸 배웠는지 공유하는 게 이상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다양하게 일하는 방식을 테스트 중인데요. 동료애를 기반으로 한 파트타임 팀의 형태가 스마트하게 일하는 모습 같아요.
Q. 앞으로 대표님은 밑미로 어떤 도전을 하고 싶으신가요?
더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리추얼을 시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아직은 밑미를 부담스럽게 느끼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별 생각 없이 해 봤는데 생각보다 좋네?’ 같은 사소한 순간들을 많이, 자주 만들어보려 해요. 문화역서울에서 진행한 ‘리추얼 아이쇼핑’ 같은 것들요. 그런 것들이 쌓여서 자신을 알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 글 최진수 에디터
- 사진 상호필름
<Work Smart>란?
누구나 일을 하며 한 번쯤 곤란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전혀 모르는 분야의 일을 갑자기 해야 하거나, 내가 못 하는 일인데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그런 순간들이 필연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럴 때면 우리 모두 한 번쯤,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크몽은 그럴 때 도움이 되기 위해 존재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실력과 경력이 검증된 전문가들과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크몽의 ‘Work Smart’입니다. 앞으로도 <Work Smart>에서는 이런 사람들에 '일'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