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Smartㅣ널핏 오성훈 대표

간호사가 직접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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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위해 매일을 희생하는 간호사들,
제가 간호합니다


현대 간호사들은 철인들이다. 하루 10시간 넘게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살피고,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입원하는 순간부터 행복하게 병원을 나설 때까지,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과 힘을 주는 것. 그것이 간호라는 일의 가치일 것이다.

그렇다면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간호사들은 누가 간호할까. 널핏 오성훈 대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들어왔다. 간호사 웹툰부터 의료 현장에 최적화된 신발까지. 오로지 ‘간호’만을 바라보며 걸어온 그의 여정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그는 어떻게 간호사로 일하면서 브랜드를 준비하고, 성장시킬 수 있었을까? 

Q. 대표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간호사를 간호하는 브랜드’ 널핏(Nurfit) 대표를 맡고 있는 오성훈이라고 합니다. 자체 개발한 압박스타킹, 널싱화 등 간호사분들이 현장에서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용품들을 만들고 있어요. 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기쁨과 슬픔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Q. ‘간호사들을 간호하는’ 브랜드 널핏을 운영하고 계세요. 간단하게 브랜드 발자취를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원래 대학병원 외과 병동에서 간호사로 일했어요. 처음부터 사명감을 가지고 일한 건 아니었지만, 동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죠. 힘들게 공부한 동기 중 절반이 1년도 안 돼서 그만뒀어요. 얼굴이 창백한 동료 간호사가 저한테 수액 좀 놔달라고 하는 상황도 겪었고요. 저도 일하면서 몸무게가 10kg 넘게 빠지고, 난치병까지 걸렸어요. 그러다 보니 ‘나도 이렇게 힘든데, 다른 간호사들은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든 간호사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개인 SNS에 ‘리딩널스(reading nurse)’라는 제목으로 만화를 올리기 시작했어요. 간호사라서 겪는 어려움들, 환자분들과 있었던 다양한 일화들을 그렸죠. 하지만 콘텐츠를 계속 만들면서 ‘공감해 주는 것 이상의 무언가는 없을까?’하는 의문이 조금씩 들었어요. 정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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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한 첫 사업이 널스노트였어요. 신규 간호사들을 위한 교육자료, 상황별 대처법 등을 제공하는 앱이었죠. 이전엔 이런 것들이 도제식으로만 전달돼서 시대에 뒤처졌다고 생각했거든요. 처음엔 투자도 유치하고 반응도 좋았지만, 3년 정도 지나면서 한계가 보였어요. 수익성 같은 걸 깊이 생각 안 한 결과였죠. 세상에 좋은 가치를 전하는 전에 시장에서 먼저 살아남아야 한다는 걸 그때 배웠어요. 어떻게든 저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했던 거죠. 

그런 시행착오들 끝에 널핏이 탄생했어요. 첫 제품은 오래 서서 일하는 간호사들에게 최적화된 압박스타킹이었어요. 1차 펀딩에서 이틀 만에 3천 개를 판매하고, 2차 펀딩도 성공해서 총 2억 원을 모금했죠. 그때 처음 ‘이 길로 가야겠다’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이후 간호사들을 위한 손목 보호대, 전용 신발 등을 개발하면서 활동 중입니다.


Q. 간호사로 일하시면서 인스타툰, 앱 개발 같은 활동을 병행해 오셨어요. 바쁜 와중에도 어떻게 여러 도전을 하실 수 있었나요?

제 인생의 키워드가 ‘선한 영향력’이어서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 노력으로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질 때 행복하고 삶이 가치 있다고 믿거든요. 그래서 간호사들을 돕는 시도를 계속할 수 있었어요. 리딩널스 만화만 해도 출퇴근길처럼 때마다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그렸거든요. 일할 때는 당연히 본업에 집중하고요.


널핏의 널싱화


Q. 널핏 첫 제품 ‘간호사용 압박스타킹’이 큰 성공을 거두며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는데요. 어떤 포인트로 차별화했는지 궁금해요. 

시장에 압박스타킹은 정말 많았어요. 하지만 간호사만을 위해 만들어진 건 없었죠. 사실 시중에 보이는 제품들은 대부분 계속 누워있어야 하거나, 거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에요. 하지정맥류 환자 같은 분들에게 알맞은 거죠. 그러다 보니 오래 서 있는 간호사들에게 불편한 점이 많았어요. 저희는 그런 포인트들을 현직 간호사분들을 만나면서 꼼꼼히 발굴했고요.

그래서 널핏 스타킹은 다리 부위별로 압력이 달라요. 다리 전체를 똑같이 조이는 기존 제품보다 더 편하죠. 소재도 신축성이 좋으면서도 튼튼하도록 여러 원사를 조합했어요. 하루 종일 착용해도 쾌적하게 피톤치드 향도 더했고요. 이런 디테일들을 제품으로 만드는 게 쉽진 않았어요. 비용도 많이 들었고요. 하지만 간호사들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어요. 최고의 가치와 제품을 제공하는 게 중요했죠. 그런 방향성을 지켰기에 반응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널싱화 프로젝트도 같은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어요. 간호사분들 중에서 다리나 허리, 목이 아픈 분들이 많은데요. 조사해 보니 발을 제대로 못 받쳐주는 신발이 원인이었어요. 거기에서 ‘간호사에게 최적화된 신발’을 떠올렸고, 제품화에 도전했죠. 이런 신발은 아마 널핏이 세계 최초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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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완전히 새로운 신발을 만드는 게 큰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에피소드 엄청 많죠(웃음). 초기 기획은 지금과 많이 달랐어요. 평범한 운동화에 사이즈 조절용 다이얼을 단 정도였죠. 널핏 스타킹과 이후 만든 제품들이 잘 팔려서 그런지, 고객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착각한 거예요. 많이 교만했죠. 그래서 샘플을 간호사분들께 보여줬을 때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굳이 돈을 더 주고 살 이유를 못 찾겠다’는 피드백을 들었거든요. 그 말을 듣고 이전에 만든 샘플과 금형들을 전부 폐기했어요.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시장 조사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현직 간호사분들을 공동 개발단으로 초빙해서, 현장에 필요한 디테일들을 반영했죠. 대표적인 게 신발 측면 통풍구예요. 주사기나 혈액이 떨어지는 발등은 막아주면서 통기성도 확보한 널싱화만의 디테일이죠. 제일 만들기 힘들었던 부분이기도 해요. 한 번에 구멍 여러 개를 동시에 뚫어야 했거든요. ‘이런 거 못 만든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죠. 그러다 출시 1주일 전에 방법을 찾아서, 고객들과 약속을 지킬 수 있었어요. 정말 안 되면 제가 손으로라도 뚫어서 만들려고 했는데 다행이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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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발 과정을 널핏 SNS로도 꾸준히 보여주셨는데요. 실패한 경험을 공유하는 게 힘들지는 않으셨나요?

그런 것까지 보여주는 게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요즘 시장에서 솔직함이나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고 보거든요. 고객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걸 보여줄 때, 기쁨과 슬픔을 나누면서 연대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그게 이 시대의 브랜드가 가장 효과적으로 고객들과 소통하는 방법이라고 보고요. 그렇게 했기 때문에 간호사분들도 저희를 더 응원해 주시고, 다음 행보도 기대해 주시는 것 같아요. 

널싱화 출시 전에 찍은 쇼츠가 하나 있는데요. 3D 프린트한 첫 샘플을 제가 직접 개봉하고 감동하는 모습을 촬영한 거였어요. 샘플이 제주 감귤박스에 포장된 게 보일 정도로 날것으로 찍었거든요(웃음). 그런데 몇십만 명이 그걸 봤더라고요. 최근에는 널싱화에 주사기를 떨어뜨리는 쇼츠가 조회수 600만 회를 넘기도 했어요. 간호사분들이 많이 신는 크록스는 발등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이물질이 떨어지면 위험할 때가 많거든요. 널싱화는 이 점을 고려해서 신발 옆면에 통풍구를 만들고 발등은 탄성이 있는 소재로 덮었죠. 고객들과 계속 소통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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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널핏을 운영하시면서 크몽과는 어떻게 협업하시게 됐나요?

사업 초기부터 거의 모든 업무에서 크몽을 써왔어요. 상세 페이지 기획, 사진 촬영, 디자인 같은 업무들을 모듈화해서, 각 분야 전문가분들과 일하고 있어요. 포트폴리오도 볼 수 있어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예측이 되는 것도 편했고요. 그래서 지금도 팀원들이 만족하면서 크몽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Q. 다른 플랫폼도 고민하셨을 것 같아요. 크몽을 결정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 분야가 세분화돼서 필요한 전문가분들을 찾기 쉬웠어요. 프라임 서비스도 있어서 퀄리티도 믿을 수 있고요. 저희는 빠르게 일을 진행하고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한데, 하나라도 잘못되면 그 자체가 리스크잖아요. 그런 위험을 줄이려면 레퍼런스가 많고, 실제 결과물이 좋은 곳에 일을 의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크몽은 그런 면에서 오랫동안 신뢰를 쌓았고, 전문가들과 빠르게 연결되는 경험을 잘 설계한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크몽을 쓰는 중입니다.


Q. 전문가를 찾고 함께 일하는 과정은 어떠셨나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포인트도 궁금합니다. 

저희가 지난 8월부터 널싱화를 수출하기 시작했어요. 미국 포함 총 20여 개 나라에 진출했는데요. 이때 사진 작가님하고 모델분들을 빠르게 섭외해서 촬영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마감 며칠 전에 연결된 적도 있어요(웃음). 효율적인 협업으로 필요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관련 정부지원 사업에 필요한 제안서와 PPT도 크몽 도움을 받았어요. 덕분에 대규모 지원금을 수주하고, 글로벌 진출로 이어질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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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널핏은 고객 소통에 굉장히 적극적인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고객들을 만나고 있나요?

우선 인스타그램을 메인 채널로 활용하고 있어요. 제 개인 계정과 브랜드 공식 계정 합쳐서 팔로워가 11만 명 정도 되는데요. 여기에 이벤트나 고객 후기부터 간호사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쇼츠, 제품 개발 과정 등을 올리고 있어요. 다른 미디어도 고려했지만, 동시에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아직은 인스타그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 같은 해외 시장은 확실히 숏폼 미디어가 강세더라고요. 그래서 추후 틱톡, 유튜브 쇼츠로도 콘텐츠를 확장하려 해요.


Q. 2022년엔 서울디자인페스티벌 팝업도 선보이셨어요. 색다른 도전을 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앞으로 해보시고 싶은 캠페인 등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간호사를 간호한다’는 널핏의 존재 이유, 나아가 간호사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직도 간호사 하면 3D 직종이라는 이미지, 서비스직이라는 점이 많이 강조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걸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었죠. 그래서 사진으로는 프로페셔널한 면을 조명하고, 영상으로는 일터 밖의 인간적이고 트렌디한 모습을 담았어요. 우리나라에도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세련되게 살아가는 간호사분들 많거든요. 그걸 더 드러내자는 생각으로 참여했고, 실제로도 반응이 좋았어요. 간호사분들도 좋아해 주셔서 뿌듯했습니다. 

사실 하고 싶은 건 많아요(웃음). 다만 지금은 글로벌 진출과 제품 개발이 우선이어서 거기 집중하고 있죠. 하나 해 보고 싶은 건, 널싱화를 신고 일반인분들과 같이 걸어보는 거예요. 널싱화를 미국에 수출할 때 제품명을 ‘널스텝(Nurstep)’으로 지었는데요. ‘생명을 구하는 간호사들의 발걸음에 널핏이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그런 메시지를 살려서 일반인분들도 참여할 수 있는 걷기 행사 등을 열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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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양한 도전으로 ‘간호사를 위한 브랜드’를 알리고 싶으신 대표님만의 ‘Work Smart’는 무엇인가요?

틀에 갇히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걸 구별하고, 직접 하기 어려운 건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는 거죠.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면 필요 이상으로 시간을 쓸 때도 있잖아요. 작업용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배우는 것처럼요. 그런 시간을 아껴야 더 입체적으로 고객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렇게 일하면 고객 불만도 줄이고, 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봐요. 크몽 같은 서비스도 결국엔 고객에게 좋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빠르고 확실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서비스여서 쓰는 거고요.  


Q. 앞으로 널핏은 어떤 존재가 되길 바라시나요? 간호사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어떻게 다가가고 싶으신가요?

간호사들이 의지할 수 있고, 힘든 일 있으면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동기 같은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예요. 전 세계에 간호사가 3천만 명이 넘어요. 어느 나라에서든 의료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직업이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면, 장기적으로 환자분들, 간호사를 잘 모르는 대중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력이 닿을 거라고 믿어요. ‘우리나라에 저런 브랜드도 있구나. 특이하고 고맙네’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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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최진수 에디터

- 사진 상호필름


<Work Smart>란?

누구나 일을 하며 한 번쯤 곤란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전혀 모르는 분야의 일을 갑자기 해야 하거나, 내가 못 하는 일인데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그런 순간들이 필연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럴 때면 우리 모두 한 번쯤,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크몽은 그럴 때 도움이 되기 위해 존재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실력과 경력이 검증된 전문가들과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크몽의 ‘Work Smart’입니다. 앞으로도 <Work Smart>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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