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뷰ㅣ프리랜서로 경력 단절을 극복한 비결
일터뷰
2024-06-24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안드로이드 개발과 파이썬 자동화 프로그램 개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개발 전문가 ‘Glacier’입니다. 2021년 대학교 2학년 때 크몽에 처음 전문가 등록을 하게 된 후, 현재까지 약 320건의 개발 의뢰를 완료했고, 서비스 만족도도 10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Q. 서비스 만족도 100%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요, 노하우가 있을까요?
개발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작업물에 대한 완성도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해요. 그래서 개발 외적인 부분에서 의뢰인을 만족시키려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의사소통 방식’입니다. 대부분의 의뢰인은 개발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의뢰나 문의를 하잖아요. 당연히 개발자와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견적을 책정할 때와 결과물을 전달할 때 이견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이럴 때 저는 최대한 친절하게 비개발자의 관점에서 의뢰인을 이해시켜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의뢰인들이 잘 이해해 주셔서 좋은 인상을 남겨드린 것 같아요.
Q.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이신데요. 학업과 프리랜서를 병행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네, 맞아요. 저는 현재 대학교에서 학업과 프리랜서를 동시에 진행하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IT기기 리뷰 블로그를 운영할 정도로 IT기술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이때부터 카카오톡처럼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꿈을 가지고 열심히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교 입학한 후 군복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군 복무 중 의미 없게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에 코딩을 배워서 어릴 적 꿈을 이뤄보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고요. 이때부터는 잠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html 웹페이지 만들기 강의를 들었습니다. 적성에도 잘 맞았는지, 자기소개 웹페이지를 금방 뚝딱 만들어 가족들에게 링크를 보내 자랑도 하며 개발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 후로 파이썬, 자바 등 수많은 언어를 독학으로 공부했고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해 안드로이드 앱 개발도 배웠습니다.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을 때마다 하나하나 앱으로 직접 개발해서 스토어에 올려보기도 했는데요, 약 3년이 지난 지금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에 40여 개의 앱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약 40여 개의 개인 앱을 운영하다 보니까 조금씩 광고 수익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단순 취미로 시작했던 코딩으로 제대로 돈을 벌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앱으로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외주 개발에 적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는 생각에 크몽에서 첫 프리랜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Glacier 전문가가 직접 개발한 앱 목록)
Q. 막연하게 IT분야는 비전공자가 도전하기 어렵다고 느껴지는데요, 독학으로 지금 수준의 전문성을 쌓기 위해 노력하신 비법이 있을까요?
물론 책을 통해 공부도 하고 온라인 강의도 많이 들어봤지만,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앱을 직접 만들어서 운영해 본 경험이었어요. ‘컴퓨터에는 있는 타자 연습 프로그램이 왜 스마트폰에는 없지?’라는 작은 발상으로 시작한 타자 연습 앱이 플레이스토어에서 1만 다운로드 수를 넘긴 적이 있는데요, 리뷰에 대응하고 버그도 수정해 보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앱 개발자 되고 싶은 분들은 한 번쯤은 내가 관심 있는 주제로 앱을 만들어서 운영한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되실 거예요.
(Glacier 전문가가 개발한 타자연습 앱)
Q. 서비스를 처음 준비할 때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어떤 과정을 거쳐 서비스를 등록, 판매하게 되셨는지 전문가님의 경험을 들려주세요.
주변에 크몽에서 서비스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지인이 없었고, 도움을 받을 길도 마땅치 않았어요. 혼자 정보를 찾아보고 여러 고민 끝에 서비스를 오픈했는데요, 크몽 내에서 이미 수많은 고객을 보유한 전문가와 달리 저는 경력자가 아니었기에 서비스를 화려하게 꾸미기보다는 제가 갖고 있는 실력과 장점을 서비스 설명에 진솔하게 담아내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개발한 40여 개의 개인 앱을 포트폴리오로 소개했고, 앱 개발에 대한 제 진정성과 프로젝트를 책임감 있게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글로 표현하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예전의 저처럼 비전공 개발자, 혹은 경력이 아직 없으신 분들도 나만의 진정성을 잘 반영한다면 어렵지 않게 의뢰인을 만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다른 전문가들과 구분되는 강점을 발견하고 키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최근에 크몽 누적 작업 수 300건을 넘겼을 때가 생각나는데요. 사실 돌이켜 보면, 노베이스 학생 개발자가 이렇게 많은 의뢰를 따낸 데에는 빠르고 친절한 의뢰인과 응대가 제일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프리랜서 개발자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저는 이 업무가 서비스직에 더 가까운 성격을 지닌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모든 작업은 의뢰인과의 의사소통이 시작이자 끝이고 개발은 그 중간 과정일 뿐입니다. 제 주변에서도 보니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개발자한테는 의뢰하고 싶어하지 않으시더라고요.
실제로 저는 MBTI가 대문자 F라고 말할 정도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에 강점이 있는데요, 이런 성향을 적극 활용해 의뢰인 분이 처한 상황과 요구사항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공감하며 소통하였고, 모바일 크몽 앱으로 24시간 빠르게 응대하면서 작업이 시급한 분들의 러브콜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Q. 그러한 과정에서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절대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대학교 3학년 때 프리랜서 일에 부학생회장까지 맡게 되면서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냈는데요, 그때 크몽에서 개인 최대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 전문성을 직접 마케팅해서 수익으로 만들어본 경험은 앞으로의 제 인생에 정말 큰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지금 학업과 프리랜서를 병행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하루라도 빨리 작은 프로젝트로라도 시작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지금의 도전이 앞으로 어디서 무엇을 하더라도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지금 학업/직장과 병행하며 프리랜서에 도전하는 분들은 어떤 것부터 준비하면 좋을까요? 조언과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N잡이나 부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본업 혹은 학업과 병행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열정과 체력이 있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조언은 일단 서비스를 등록해 보라는 것입니다. ‘언젠가 해야지’라고만 생각하면 실제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저 역시 코딩을 독학으로 시작하며 내세울 만한 경력이 없었지만 자신감을 갖고 첫발을 뗐고 그 결과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생각보다 빨리 행동으로 옮겨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히 내세울 분야가 없다고 생각된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할 수 있는 취미나 관심사가 있다면, 저는 그 분야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부업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오히려 취미가 된다면, 정말 이상적이지 않을까요? 다들 프리랜서로 '덕업일치'를 이루시는 그날까지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