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라이프

도시를 떠나 프리랜서 시작한 리얼 후기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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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반 파이어족'입니다


파이어족이라는 말, 다들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스스로를 ‘파이어족'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여 ‘반 파이어족’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노동에 대한 소득 없이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제가 새로 만든 단어인 반 파이어족은 빚을 청산하고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되, 그 일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고 꾸준히 부를 늘리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럼 제가 반 파이어족으로 살기까지의 과정은 어떠했는지,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딱 10년만 참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26살이 되던 해, 대학교 4학년 때부터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1년간 실습사원으로 버틴 뒤 정사원으로 전환되었고, 본격적인 회사원의 인생이 시작되었다. 내가 살고 있던 지역에서는 오래된 역사와 인지도를 지닌 회사였다. 그러나 신입사원의 3년 이내 퇴사율이 3~40%였던 그 회사는 기대와 매우 달랐다.


26살 입사 후 1년간,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에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환승하여 40분가량 이동 후 또 버스로 갈아타 회사에 7시 반에 도착했던 기억이 난다. 출근 시간만 2시간이 걸렸다. 이를 버틸 수 있던 것은 집안의 도움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 감사하다고 생각하며 버텨왔기 때문이다. 그 이후 정사원이 되었지만, 한 해 한 해가 갈수록 돈을 벌어도 성취감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좀비 같은 삶처럼 느껴졌다. 몸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지만 뇌는 점점 죽어가는 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10년만 더 참고 자금을 모아 40살 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라는 각오로 버티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그리고 35살이 된 해의 4월 30일 새벽. 갑작스럽게 40도 가까이 되는 고열과 오한으로 응급실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 달 반의 병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때 얻은 병은 ‘심장병'이었다. 사망률은 25%. 다행히 극초반에 발견되어 수술 없이 한 달 반 동안 약물 치료를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다. 

소안재 사진

인생 끝자락에서 정한 세 가지


나는 병원에서 인생의 가장 큰 결정 3가지를 자연스럽게 정했다. 첫 번째, 퇴사. 두 번째, 딩크족. 세 번째, 귀촌이었다. 그렇게 사표를 내었고 36살이 되던 해 4월 31일, 10년 45일간의 회사 생활을 채우고 바로 시골로 귀촌하여 집을 짓기 시작했다. 집이 지어지는 동안 사진작가를 준비하게 되었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 활동을 알린 덕분인지 하나둘 사진 작업이 들어왔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회사에서 받던 월급은 이미 넘어서는 수준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계획보다는 실행하며 다듬는 성격이다. (준비 -> 발사 -> 재조준) 우선 회사 생활을 할 때 취미로 했던 사진을 다양하게 찍고 경험을 많이 했었다. 사진이 좋았고 어디를 가든 항상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있었다. 회사에서도 기록이 필요할 땐 촬영하기도 했었다. 그때 좋아서 했던 사진 촬영 경험이 하나둘 쌓이게 되어, 실력이 다듬어지면서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씨앗이 되었다.

사진 촬영

프리랜서, 불안감을 잠재우는 방법


사실 퇴사 후 불안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0살 때 독립해서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고, 쉴 때도 계획하며 쉬었던 나는 이틀 이상의 공백은 불안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일이 들어왔을 때 이를 유지하기 전까지 회사 생활하며 부족했던 사진 공부를 하게 되었고, 하나둘 포트폴리오를 쌓으며 스승 없이 현장에서 스스로 독학으로 배워갔다. 빈틈없이 꾸준히 사진 촬영을 하며 안정감을 키워나가는 데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안정감은 곧 ‘돈'이며, 잔고를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그 잔고가 1천만 원 이하로 떨어지면 또 열심히 뛰고 움직이며 채워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조급해하지 않고 일을 즐기며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프리랜서

혹시 사진을 독학으로 배운다면 이러한 방법을 추천한다.

  • 사진을 많이 본다(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 자기 주제에 맞는 사진들)
  •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 사진의 스토리를 풀어본다.


이를 하는 이유는 사진을 생각 없이 찍는 게 아니라 생각한 뒤 찍을 힘을 길러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의 피드백은 중요하나, 나의 만족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내 사진과 오늘의 내 사진을 비교한다. 그렇게 1년, 2년 꾸준히 하다 보면 남들과의 경쟁이 아닌 나만의 사진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소안재 스튜디오 사진

“좋아하는 일이 업이 되면 그만큼 불행한 것도 없다고 하던데”


가끔 주변에서 이렇게 질문한다. “좋아하는 일이 업이 되면 그만큼 불행한 것도 없다고 하던데.”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반대로 생각해 보면 정말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모르고 안타깝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좋아하는 일이 업이 되는데 그보다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면 나의 주체성이나 정체성은 자동으로 만들어지게 되고 자동으로 적극적이고 날마다 마라톤하더라도 버틸 힘이 생기게 된다.

소안재 스튜디오 사진2

직업인으로 살고 있는 지금. 월요병은 없어진 지 오래이고 요일감각도 사라졌다. 올해 하루를 온전히 쉬어 본 적은 없지만 너무나 행복한 마음이 가득한 삶을 살고 있다. 스케줄은 내가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기 싫은 일을 거절할 수 있는 게 너무나 좋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버티는 삶이었던 직장인과 달리 직업인은 나의 삶을 돈 벌어가며 즐겁게 살아가는 삶이다.

🐵 파이어족 = 좋아하는 일을 안정적으로 즐겁게 하는 단계


압박감 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현재는 어느새 회사 다닐 때에 비하면 2~3배의 수익이 유지되고 있고 어떤 날은 하루 만에 예전 회사 다닐 때 한 달 월급을 벌기도 합니다. 오히려 완벽한 파이어족이 되어가는데 속도가 더 붙고 있습니다.


지금은 세상의 모든 것을 찍으며 수익을 내고 있지만 완벽한 파이어족이 되면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진들만 찍으며 살아가되 또 그만큼의 수익은 생기니 더 즐기고 도전적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처럼 반파이어족 이시거나 파이어족을 꿈꾸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파이어족이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빈둥빈둥 시간만 지나가는 생활이 아닌, 좋아하는 일을 안정적으로 즐겁게 할 수 있게 하는 단계임을 꼭 인식하시길 바랍니다.


Bongresson

소안재 크리에이터


기록되지 않은 기억은 사라진다.

건축∙사진∙인테리어∙크리에이터∙소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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