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Smartㅣ망우삼림 대표 윤병주
직접 해봐야만 아는 것들이 있어요. 사진, 그리고 Work Smart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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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으로 순간을 담는 과정의 즐거움,
필름 사진의 가치를 전합니다.
을지로3가역 8번 출구 앞. 고풍스러운 붉은색 한자로 존재감을 뽐내는 ‘망우삼림’은 이제 지역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작가에서 현상소 직원을 거쳐 망우삼림을 시작한 윤병주 대표는 ‘나와 손님에게 부끄럽지 말자’라는 원칙 하나만으로 8년의 세월을 버텨왔다. 최근에는 사진을 옷이나 가방 등에 프린팅하는 인쇄사무실을 만들고, 직원들도 늘리는 등 자신만의 필름 세계관을 확장 중이기도 하다.
AI가 실제와 구별하기 힘든 이미지를 만드는 시대, 그가 생각하는 필름 사진만의 가치는 무엇일까? 효율보다 시행착오가 더 빠른 지름길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망우삼림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Q. 작가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필름 사진 현상소 망우삼림, 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십세기인쇄사무실을 운영 중인 윤병주입니다. 30대 중반까지 사진작가로 활동하다가 2017년 망우삼림을 시작했어요. 여기 을지로에서 일한 지는 이제 8년 정도 됐네요.
Q. 망우삼림, 이십세기인쇄사무실은 일반적인 현상소와 다른 것 같아요. 어떤 공간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까요?
망우삼림은 손님들이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들을 현상, 스캔, 인화해 드리는 곳이에요. 동시에 필름 사진 시대의 감성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바로 위층에 있는 이십세기인쇄사무실은 그 사진을 옷이나 에코백에 인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제가 그동안 수집한 것들을 전시해 두는 곳이기도 해요. 그래서 두 곳 모두, 사진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공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 망우삼림을 여시기 전에는 사진작가로 활동하셨는데요. 사진의 어떤 특성에 매력을 느끼셨나요?
솔직히 제가 사진이 좋아서 사진을 업으로 삼게 된 건 아니었어요.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제 능력이 부족한 것도 있었고, 여러 제약 때문에 어렵게 됐죠.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와중에, 친구가 사진을 추천해 줬어요. 그림보다 훨씬 빠르게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고, 전망도 밝다면서요. 그래서 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작가 활동도 했지만, 그때도 특별히 사진을 애정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카메라와 사진 모두 도구에 가까웠죠.
Q. 사진에 애정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해지네요. 당시 경험이 어떻게 대표님께 도움이 되었나요?
동네 현상소에서 직원으로 일하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소위 필름 유목민분들이 자주 오시는 곳이어서, 규모는 작았지만 할 일은 많았죠(웃음). 그런 곳에서 일하다 보니 손님 대하는 법, 내 서비스나 제품을 판다는 게 뭔지 배우게 됐어요. 사진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고요.
필름 사진에는 그걸 찍은 사람의 어마어마한 애정이 담겨 있어요. 필름과 카메라를 사서 준비하고, 초점을 맞추고, 셔터 속도와 빛 같은 요소들을 고려한 다음에 셔터를 누르니까요.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저를 믿고 현상을 맡기시는 거니까, 사진 하나하나 소중하게 다루게 됐어요. 그러면서 ‘나도 사진에 애정이 있어야 기계적으로 현상만 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게 됐죠.

Q. 필름 사진은 여러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필름 사진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 같아요. 첫 번째는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오는 두근거림이에요. 지금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 찍고 바로 편집하거나, AI로 사진 같은 이미지도 만들 수 있잖아요. 필름 사진은 셔터를 눌러도 어떻게 찍혔을지 몰라요. 현상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죠. 거기서 오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특별한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한 대로 잘 나왔을까?’ 생각하면서 기다리는 시간도 재밌고요.
두 번째는 과정이 주는 즐거움이에요. 필름 카메라는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려요. 어떤 필름을 써야 좋은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조리개를 조절하고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경험으로 배워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느낌의 사진을 좋아하는지, 어떤 피사체나 풍경을 느끼는지 알게 되죠. 그것도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AI 시대에도 필름 사진은 고유한 영역으로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카메라 앱이나 AI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들은 대신해 주기 힘드니까요.

Q. 말씀주신 생각들이 망우삼림 창업으로는 어떻게 연결됐나요?
제가 언젠가 재미로 MBTI를 검사해 봤는데, 극 P가 나오더라고요. 그 정도로 즉흥적이에요. 그래서 망우삼림도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미래를 고민하던 와중에 우연한 계기로 문을 열게 됐죠. 돈은 벌어야겠는데, 그런 일에 집중하면 예술을 다시 못 하게 되지 않을까. 혼자서 그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서너 달 동안 집 밖에 거의 나가지도 않을 정도로요.
그러다가 어느 날, 을지로에서 커피를 배우던 친구가 저를 데리고 나왔어요. 집에만 있지 말고 커피나 한잔하자고요. 그때 친구를 만난 곳이 을지로3가역 8번 출구였어요. 마침 지금 망우삼림이 있는 건물 3~4층에 ‘임대’ 두 글자가 딱 붙어있더라고요. 위치도 너무 좋고 창가도 탁 트여 있어서, 건물 2층에 있던 부동산에 들어가서 가격도 물어봤죠. 생각한 것만큼 비싸지는 않아서, 있는 돈 없는 돈 모아서 계약했어요. 그렇게 망우삼림을 열었죠.
Q. 현상소 공간을 보면 대표님의 취향이 짙게 배어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나만의 취향으로 이곳을 채우게 되셨나요?
창가에 걸린 커튼부터 곳곳에 놓인 가구까지 전부 제 스타일이에요. 저는 공간이든 뭐든, 완벽하게 제 마음에 들어야 하거든요. 옷 하나를 사도 기장이 살짝 길거나, 팔통이 약간 크면 제가 직접 바꾸고요. 망우삼림도 마찬가지였어요. 처음 개업했을 때, 제가 쓸 수 있는 돈은 4천만 원이었어요. 필름 사진 관련 장비만 들일 수 있는 돈이었죠. 그래서 친구들하고 여유가 될 때마다 가구도 직접 만들고, 동대문 시장에서 커튼도 떼오면서 공간을 채웠어요. 이후에는 장롱도 들이고, 소품들도 모으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죠.

Q. ‘망우삼림이 이런 곳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것도 있었을 것 같아요.
‘뭘 하든 유니크한 곳으로 만들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손님들이 약간은 불편하더라도, ‘여긴 정말 다르다’라는 느낌을 받길 바랐어요. 정말로 제가 비즈니스를 생각했다면 이름도 ‘~현상소’나 ‘~필름 랩’ 같은 식으로 지었겠죠. 지금 와서 보면 객기지만(웃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결심이 강했어요. 사람들이 몰라줘도 상관없으니까, 내 그림을 펼치자는 생각을 했죠.
‘망우삼림’ 이름에도 그런 마음이 담겨 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네 글자 이름이 붙은 내 공간을 만들자’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어요. 중고등학교 때 홍콩 영화를 정말 좋아했는데, 그런 작품들 속 네온사인이 걸린 건물이 너무 예뻐 보이더라고요. 그런 제 고집에 망우삼림이라는 장소의 이야기를 더한 거죠. ‘우울한 기억을 잊게 해주는 몽환적인 숲’이라고요. 예전 연인이 알려준 이야기인데, 현상소를 준비할 때 그 스토리가 딱 떠올랐어요. 그 자체로 매력적이기도 하고, 어떤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찍는 사진과도 역설적으로 대비되니까요.

Q. 팬데믹처럼 힘들 때도 있으셨을 텐데, 그럴 때도 흔들리지 않는 작가님만의 기준이나 힘은 무엇이었나요?
딱 하나 있어요. 부끄럽지 말자. 군인이었을 때 만난 정말 멋진 선임에게서 배웠어요. 제가 군용 부교를 조립하는 부대에 있어서 힘든 훈련이 정말 많았는데, 단 한 번도 대충 하지 않더라고요. 어느 날에는 규모가 큰 훈련이 있었는데, 그 선임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크게 다친 적이 있었어요. 치료받으러 의무대에 다녀와도 아무도 뭐라 안 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그 선임은 1시간 만에 돌아왔어요. 제가 쉬어도 되는데 왜 굳이 오셨냐고 물어봤는데, ‘부끄럽기 싫다’ 딱 한 마디 하셨어요. 저는 그게 너무 멋있고 기억에 남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의 저도 ‘손님에게 부끄럽지 말자’, 그 생각만 해요. 솔직히 망우삼림 일하면서 실수도 많이 했고, 제가 생각한 만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지 못한 적도 있었어요.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 되새겨요. 차라리 내가 손해를 보거나 자존심을 굽히자. 대신 부끄럽지는 말자고요. 예를 들면 사진을 현상하다가 실수했을 때 훨씬 크게 보상해 드리고, 진심으로 사과드리는 거죠. 보상을 해드리면 이렇게까지 안 해주셔도 된다는 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저는 스스로한테 부끄러워지고 싶지 않으니까, 어떻게든 보상을 해드려요. 그런 마음가짐 덕분에 8년 넘게 큰 구설수 없이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말씀주신 대표님의 태도가 현재 망우삼림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나요?
제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게 됐어요. 초창기 4~5년에는 저 혼자 하루 두세시간만 자면서 작업했어요. 사무실에 간이 침대 놔두고 살다시피 했죠. 새벽 4시에 해외에 계신 손님 사진 받아서 바로 작업한 적도 있어요. 어떻게든 손님들께 빨리 결과물을 드리고 싶었거든요. 고객분들은 '천천히 해주셔도 된다'고 하시지만, 빨리 받으면 좋아하시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드니까, 체력이 안 돼서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직원들을 채용해서 같이 일하기 시작했어요. 예전만큼 빠르지는 않아도, 좋은 품질의 현상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더라고요.

Q. 이십세기현상사무실은 인화한 사진을 프린팅해 주는 곳인데요. 이렇게 서비스를 확장하신 과정도 궁금해요.
손님들에게 사진 현상 이외에 다른 즐거움을 드릴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2023년 11월 시작하게 됐어요. 이곳의 컨셉은 ‘사진 앨범’이에요. 청소하다가 우연히 옛날 앨범을 찾아서 들춰보면 정말 즐겁잖아요. 그런 즐거움을 앨범 대신 프린트로 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티셔츠나 에코백에 직접 찍은 사진을 프린팅하면 그것 자체로 앨범이 되니까요.
‘망우삼림’하면 떠오르는, 대만이나 홍콩 영화 이미지에 신선함을 더하고 싶기도 했어요. 예전에는 신선한 공간으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잖아요. 단골분들도 뭔가 새로운 걸 원하실 것 같았고요. 그래서 이십세기인쇄사무실은 제가 수집한 IBM 컴퓨터, 대만 빈티지 숍에서 산 시계, 애니메이션 굿즈들로 채웠어요. 과거 힘들었지만 낭만적이었던 제 삶의 흔적들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죠.
Q. 특히 기억에 남았던 방문객과의 에피소드나 사진 작업이 있으실까요?
작년 3~4월쯤에 스페인에서 온 친구들과 만든 추억이 기억나요. 파블로와 아비토르라는 친구들이었는데, 1주일에 두세번 필름을 맡기러 오더라고요. 제가 어릴 때 아르헨티나에서 산 적이 있어서, 서툴지만 스페인어를 조금 할 줄 알았어요. 그래서 스페인어로 인사를 건네고, 영어로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죠. 한국으로 한 달 살기를 온 것 같았는데, 정말 망우삼림과 현상사무실 공간을 알차게 즐기고 갔어요. 한 반년쯤 지났을까요? 제가 스페인에 갈 일이 있었는데, 문득 그 친구들이 생각나서 ‘바르셀로나 가는데 혹시 만날 수 있겠냐’ 메시지를 보냈어요. 너무 흔쾌히 만나자고 해서, 파블로랑 아비토르가 지내는 집에 놀러도 가고 사진도 찍었죠. 사진으로 이렇게 인연이 연결될 수도 있구나 싶었던 경험이었어요.

Q. 사진 현상부터 고객 응대와 공간 관리까지, 신경 쓰실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작가님만의 루틴이 있을까요?
‘효율’이라는 단어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일단 해봐요. 그런 다음에 일하는 순서나 방식을 개선하죠. 필름 현상소 일은 효율과는 거리가 멀어요. 현상액에 담가서 상을 맺히게 하고, 정착액으로 고정하고, 스캐너로 디지털화하거나 암실에서 인화지로 옮겨야 하니까요. 망우삼림 공간도 직원 친화적인 편은 아니에요. 그래서 저와 직원들 모두 1주일에 6일, 밤 11시~12시까지 일하죠. 그렇기에 오히려 ‘우리가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구애받지 않으려고 해요. 릴스나 숏츠 같은 데 보면 ‘일단 해 봐!’ 하는 동기부여 콘텐츠들이 많죠, 저는 그 메시지를 고민 없이 행동으로 옮긴 거고요.
물론 기존 방식만 고집하는 건 아니에요. 디지털 스캔한 사진 파일들은 망우삼림 바깥에 있거나, 여행할 때 틈틈이 처리해요. 예전에는 무조건 회사에서 모든 걸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경험이 쌓이면서 더 나은 방법을 찾은 거죠.
Q. 그렇다면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스마트하게 일하는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요?
추진력과 행동력이 있는 사람이요. ‘이렇게 하는 게 맞나?’, ‘더 빠르고 편한 방법 없나?’ 같은 생각 없이 실행해 보는 게 가장 스마트하다고 믿어요. 같은 일을 해도 사람마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알맞은 방법이 다르잖아요. 그걸 가장 빨리 알아내는 방법은 시행착오에요. 실패를 빠르게, 자주 해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내가 일을 대하는 자세부터 나에게 맞는 작업 루틴, 시간 같은 것들요. 다른 사람들 이야기나 콘텐츠를 참고하는 게 도움은 될 수 있죠. 하지만 너무 거기에만 매몰되면 정작 내가 어떻게 일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2년 전부터 운동하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너무 일에만 치여 산 것 같아서,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요. 평생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서 ‘내가 할 수 있을까?’ 막막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일단 운동화만 신자’는 다짐을 매일 했죠.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달리기도 하고, 몇 달 전부터는 헬스도 하면서 살도 많이 빠졌어요. 일하는 것도 마찬가지구나. 정말로 내가 잘하고 있나 발견하려면 결국엔 일단 해야 하는구나. 그걸 배웠죠.
Q. 크몽과 같은 플랫폼이 내 일을 잘 해내는 데 있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정말 중요한 일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잖아요.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내가 노력해서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은 일, 그렇지 않은 일이 나눠지겠죠. 그중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일들을 크몽 전문가들에게 맡기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더 빠르게 맞출 수 있을 거예요.

Q. 지금은 AI가 등장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콘텐츠의 변화가 빠른 것 같아요. 작가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마음이 참 복잡하지만, 받아들이려 노력 중이에요. 그게 세상이 변하는 방향이고, 한국은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니까요. 처음에 챗GPT를 접했을 때 제가 쓴 말이, ‘넌 존재하면 안 됐어’였어요. 그런데 AI가 아주 상냥하게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얘기해 줄래?’라고 대답을 하더라고요(웃음). 그런 경험을 하면서 마냥 외면하지는 말아야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가볍게 시도는 해봐요. 하지만 AI 때문에 필름 사진의 가치가 흔들릴 거라고는 생각 안 하고요.
Q.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필름, 그리고 사진만의 가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작가님은 앞으로 어떻게 그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으신가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과정의 즐거움이 필름 사진만의 매력이죠. 하지만 그걸 어떻게 지키고 알려야겠다는 원대한 목표나 계획이 있지는 않아요. 인생이 계획적으로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다만 매 순간, 저와 직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일해야겠다. 걱정이나 딴생각할 시간에 일단 시도해 본다. 그런 순간들을 쌓아나가면 망우삼림이 자연스럽게 오래 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Q. 앞으로 망우삼림이라는 이름으로 꼭 도전해 보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필름을 소재로 한 다른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요. 인쇄사무소를 하면서 티셔츠에 프린트하다 보니까, 옷에도 관심이 가게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독특하고 눈에 띄는 디자인의 옷을 주로 샀는데, 지금은 입은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핏의 디테일에 주목하게 돼요. 그러다가 제가 인쇄하는 걸 응용해서 패턴도 만들어보면 어떨까? 내가 생각하는 옷을 디자인할 수 있지 않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닿았습니다. 물론 완전히 다른 분야고 경쟁도 치열하지만, 그래도 도전해 보고 싶네요.
Q. 미래에 망우삼림이 어떤 브랜드로 자리 잡길 바라시나요?
크게 바라는 건 없어요. 서비스나 사진 품질이 좋았다. 분위기가 독특한 곳이다. 사장님이 친절하면서 되게 재밌는 분이다. 그렇게 손님들에게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제가 모두를 만족시킬 수도 없고,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좋은 품질의 필름 사진을 빠르게 제공해 드리는 데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 글 최진수 에디터
- 사진 라운드앤바운스
<Work Smart>란?
누구나 일을 하며 한 번쯤 곤란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전혀 모르는 분야의 일을 갑자기 해야 하거나, 내가 못 하는 일인데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그런 순간들이 필연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럴 때면 우리 모두 한 번쯤,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크몽은 그럴 때 도움이 되기 위해 존재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실력과 경력이 검증된 전문가들과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크몽의 ‘Work Smart’입니다. 앞으로도 <Work Smart>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인터뷰 제안: rachel.bae@kmong.com로 메일 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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