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하는 걸 정확히 알고 해낼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Work Smart예요.
Work Smartㅣ동구밭 대표 박상재
2025-01-24
여러분의 주말을 다시
설레게 만들어드려요
월요일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두 글자, 주말. 삶의 러닝머신에서 잠시 내려와 숨도 고르고, 여유를 보충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막상 무엇을 하면서 주말을 채울지는 생각할 시간도, 여유도 부족한 게 현실. 뉴스레터로 시작해 브랜드가 된 주말토리는 바로 그 현실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황엄지 대표가 본업을 놓지 않으면서 뉴스레터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주말토리는 어떻게 ‘뭐 하지?’라는 질문에 대한 큐레이션을 브랜드로 발전시키고 있을까?
Q. 대표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주말에 뭐 하지?’라는 고민을 해결하는 브랜드 주말토리를 운영 중인 황엄지라고 합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일했는데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주말랭이’라는 뉴스레터를 시작했고,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브랜드로 운영 중입니다.
Q.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해 브랜드가 된 주말토리를 운영 중이세요. 어떤 브랜드인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우리 모두 하루에도 몇 번씩 ‘주말에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고민하잖아요. 주말토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기억에 남는 주말을 보낼 수 있게 경험을 제안하는 브랜드예요. 가볼 만한 곳들, 색다른 액티비티를 뉴스레터로 소개하죠. 최근에는 다른 데서 찾기 어려운 경험을 큐레이션해서 직접 판매도 하고 있어요.
Q.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 신사업 기획을 주로 담당하셨어요. 주말토리 이전 대표님의 삶은 어떠셨나요? 주말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제가 원래는 되게 워커홀릭이었어요. 평일, 주말 상관없이 밤늦게까지 일했거든요. 쉴 때도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거나 한숨 자는 게 전부였죠. 그래서 주말에 뭘 할지, 어디 갈지 찾아보는 것도 부담이 됐어요. 그것마저 일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렇게 일하고 쉬고, 일하고 쉬고를 반복하는 시간이 오래 이어졌어요.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이렇게 주말을 흘려보내는 게 너무 아깝게 느껴졌어요. 제 인생도 너무 단조로운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주말에라도 평소에는 못한 경험을 하거나, 안 가본 곳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슷한 시점에 번아웃도 와서, 일만 하는 삶에서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때부터 일기를 썼는데, 그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Q. 일기가 번아웃 극복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이때의 경험이 어떻게 주말토리로 이어졌는지도 궁금해요.
어떤 사건과 제 생각을 객관적으로 분리해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를 감정적으로만 보지 않게 된 거죠. 번아웃 초기에는 모든 게 제 탓으로 느껴졌어요. ‘내가 기획자 일이랑 잘 안 맞는 거다’, ‘능력이 부족하니까 이 회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같은 식으로요. 실제로는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는데도 그랬어요. 상황을 탓하고 스스로를 비하하는 게 습관이 된 거죠.
그러다 일기를 쓰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하루하루 생각을 기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문자답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왜 기획이 재미없다고 생각하게 됐을까? 같은 것들요. 그런 시간이 쌓여서 제가 왜 마음이 답답한지 알게 됐어요. 저는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영향력 있는 일을 하고 싶었더라고요. 제가 속한 조직은 규모가 크다 보니까 그게 어려웠던 거죠.
나를 위한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도 이때 배웠어요. 예전에는 일하느라 몰랐던걸, 일기라는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된 거잖아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특별한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마음이 주말랭이, 주말토리까지 이어진 거죠.
Q. 그렇게 2020년 8월 ‘주말랭이’ 뉴스레터를 시작하셨는데요.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셨나요? 대표님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처음에는 ‘주말에 뭐 할지 찾아보는 게 힘에 부치고, 번거로운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라는 가설로 시작했어요. 우리가 7일 중 4일은 주말을 얘기하면서 살거든요. 월요일에는 지난 주말에 뭐 했 는지, 금요일에는 이번 주말에 뭐 할 건지, 그리고 토요일, 일요일에 오늘 뭐 할지 서로 물어보니까요. 그런데도 거기에 주목하는 브랜드가 없는 게 신기했어요. 주말토리가 그런 존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주말토리를 하면서 저도 정말 많이 변했어요. 구독자분들에게 추천하려는 공간이나 이벤트를 찾아보고 직접 해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가 높아졌어요. 예전 같았으면 주말에도 노트북 앞에만 앉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이런저런 경험을 하면서 주말이 다채로워졌고, 저도 몰랐던 취향을 발견하게 돼서 참 좋더라고요. 구독자분들 피드백도 힘이 많이 돼요. 우울증에 걸렸는데 주말토리 읽어보고 나가고 싶어졌다, 무기력했는데 뭔가 해볼 의지와 용기를 얻고 간다는 답변을 받았거든요. 그런 피드백을 보면서 더욱 사명감을 가지게 됐죠.
Q. 뉴스레터 중에서도 ‘찐팬’이 많기로 유명해요. 구독자들과 어떻게 관계를 쌓으셨나요?
특별한 비결은 없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의 주말을 즐겁게 만든다’는 초심만큼은 지키려 노력했어요. 그래서 뉴스레터 발행 시작하고 1년 6개월은 광고 없이 운영했어요. 그때 구독해 주신 분들은 양질의 정보를 매주 무료로, 광고 없이 받아보신 거죠. 그분들이 지금도 열정적인 팬들이세요. 이후에 광고를 넣긴 했지만, 전체 콘텐츠의 3분의 1 이상을 넘지 않겠다는 걸 구독자분들에게 선언했죠.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고요. 변화가 있으면 솔직하게 알리고, 약속하면 지키려 노력했던 게 진정성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Q. 본업과 주말토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게 중요했을 것 같아요.
엄청 어려웠죠(웃음). 사실 지금도 잘 못해요. 다만 사이드 프로젝트로 주말토리를 했을 때 ‘본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하자’는 원칙은 있었죠. 그걸 지키려 좋은 제안이나 협업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한 적도 많아요.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쓸지 명확한 기준을 정해놔서, 단계적으로 주말토리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2021년에는 ‘장소 추천’에서 ‘주말이라는 시간’으로 콘텐츠 방향을 전환했는데요. 리브랜딩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그것도 정말 쉽지 않았어요. 주말토리 정체성을 다잡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는 1년 넘게 했는데요. 단순히 공간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주말 자체를 잘 보내는 법을 전하는 존재가 되고 싶어졌어요. 외국인들에게 저희의 가치를 알리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요. 그런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다가, 올해 들어 추진하게 된 거죠.
‘주말토리’라는 이름은 1천 명 넘는 구독자분들 의견을 받아서 결정했어요. ‘주말’에 실뭉치를 세는 순우리말 단위인 ‘토리’를 합쳤죠. 꼼꼼하게 실을 감듯이 한 주를 살고, 주말에 그 실을 펼치고 꿰매서 나만의 주말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뜻을 담았어요. 다른 선택지는 없을까 고민도 있었지만, ‘주말토리라는 내 선택을 옳게 만들자’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제 평소 가치관이 ‘좋은 선택은 없다. 선택을 좋게 만드는 게 삶이다’거든요.
Q. 현재 주말토리는 뉴스레터, 경험상점, 놀이터(커뮤니티) 등을 제공 중인데요. 어떤 것들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홈페이지 전반적으로는 주말을 위한 놀이동산을 컨셉으로 꾸려가고 있어요. ‘뭐 하지?’ 코너는 저희 팀원들과 객원 에디터분들이 엄선한 놀거리 정보들이 있는 꼭지에요. 홈페이지에 처음 들어오면 보이는 페이지여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겠구나’ 설렘을 느낄 수 있죠. ‘경험상점’은 저희가 직접 기획하거나, 콜라보를 통해서 준비한 이벤트들을 판매하는 곳이에요. 평소에 하기 어렵지만, 너무 부담되지 않는 수준에서 신선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어요. ‘놀이터’는 최근에 개설해서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았는데요. 나만의 주말 이야기와 경험담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로 만들어갈 계획이에요.
Q. 콘텐츠와 경험의 품질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좋은 콘텐츠’에 대한 주말토리 팀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요. 첫 번째는 신뢰입니다. 어떤 장소를 추천한다는 건, 사실 어렵고 위험한 일이에요. 사람들이 주말에 저희가 추천한 곳을 방문했는데 실망스러우면, 저희가 그분의 소중한 시간을 뺏은 거죠.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공간을 큐레이션해요. 후기도 전부 살펴보고, 직접 다녀온 분들께 제보도 받고요.
또 다른 기준은 공감인데요. 저는 어떤 콘텐츠든 읽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발행하는 콘텐츠는 특히 더 그런 것 같아요. 1년 365일 동안 52번의 주말이 있잖아요. 그중에서 같은 주말은 하나도 없어요. 매번 날씨도,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도, 경험하고 싶은 것도 다르죠. 그런 계절과 시류의 변화를 잘 읽어내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주말토리 콘텐츠나 경험의 소재, 장소 등을 선정하고 결과물로 만드는 과정도 궁금해요.
우선 굉장히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구독자분들 제보를 받아요. 저희 팀 자체적으로도 정보 수집 환경을 세팅해 뒀고요. 그렇게 정보를 취합한 후에 매주 월요일에 ‘소재 PR 시간’을 가져요. 이후에 저희만의 콘텐츠 체크리스트에 맞는지 투표하고, 거기서 엄선된 장소들만 뉴스레터에 소개하죠. 체크리스트 항목은 다양해요. 지나치게 비싸지는 않은가, 거길 가야 할 명확한 이유는 무엇인가 같은 것들이죠. 핵심은 ‘그 곳만의 무언가가 있는가?’예요.
Q. 다른 플랫폼과 비교되는 크몽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에게 선택권이 있어서 좋아요. 업체마다 방식이 다르겠지만, 요청 사항을 입력하면 서비스 제공자가 견적서를 보내주는 방식도 있잖아요. 저는 그런 프로세스가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제안받은 것 중에만 선택할 수 있고, 그 와중에 새로운 견적서가 생성되면 계속 알림을 보내니까요. 크몽은 ‘전문가의 시간을 산다’는 모토에 충실한 게 장점인 것 같아요.
Q. 꾸준하게 콘텐츠를 쌓아 브랜드가 되는 건 참 어려운 일 같아요. 힘든 와중에도 주말토리를 지속할 수 있으셨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저희 같은 큐레이터가 앞으로도 필요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콘텐츠가 점점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정말 믿을 수 있는 것만 보고 싶어 하거든요.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가 정보를 골라주는 일이 더 중요해지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믿음이 가는 주말 큐레이터’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어요.
Q. 향후 외국어로도 콘텐츠 발행을 준비 중이시라고 들었어요. 외국인들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기존 콘텐츠와 어떻게 연동될지도 궁금해요.
주말토리를 하면서 한국에 좋은 공간들이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예전에는 우리나라는 뻔하니까 해외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멀리 가지 않아도 색다르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거죠. 요즘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도 많으니까, 이런 부분을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디선가 통계를 봤는데, 한국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여행객 재방문율이 굉장히 낮더라고요. 저는 그게 너무 아쉬웠고, 한편으로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다들 아는 핫플레이스 말고, 한국이어서 가능한 장소나 경험도 분명히 있을 거거든요. 그런 걸 큐레이션해서 선보일 예정이에요.
Q. 주말의 가치를 다양하게 알리는 대표님만의 Work Smart는 무엇인가요?
안 해도 될 일을 정확하게 알고, 실제로도 안 하는 것. 그게 스마트하게 일하는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많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투두리스트 쓰는 건 쉬워요. 하지만 할 일 10개 중 8~9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아닐 수도 있죠. 리소스가 한정된 프리랜서나 스몰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특히 그렇고요. 꼭 필요한 게 아니면 과감하게 하지 않을 용기가 ‘워크 스마트’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주말토리가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가 되길 바라시나요?
언젠가 구독자분께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주말토리는 주말에 어딘가 가고는 싶은데 망설여지는 나를 안내해 주는 다정한 언니 같다”라고요. 딱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요. 내가 몰랐던 세계를 손잡고 데려가 주는 친근한 누나, 언니. 그렇게 친근한 브랜드로 사람들 마음에 남고 싶습니다.
- 글 최진수 에디터
- 사진 상호필름
<Work Smart>란?
누구나 일을 하며 한 번쯤 곤란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전혀 모르는 분야의 일을 갑자기 해야 하거나, 내가 못 하는 일인데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그런 순간들이 필연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럴 때면 우리 모두 한 번쯤,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크몽은 그럴 때 도움이 되기 위해 존재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실력과 경력이 검증된 전문가들과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크몽의 ‘Work Smart’입니다. 앞으로도 <Work Smart>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인터뷰 제안: rachel.bae@kmong,com로 메일 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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