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영장 피의자 무혐의 성공 사례

1. 소송 배경

의뢰인 B님은 베테랑 IT 기술자이십니다. 흔히 개발자라고들 하죠? 인터넷을 통해 의뢰받고 프로젝트를 진행해 주는 ‘프리랜서’로 일하던 중, 어느 날 갑자기 낯선 형사들이 집과 사무실로 들이닥쳐 ‘압수수색 영장’을 들이미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셨습니다.

다행히 판단이 빠르셨던 의뢰인 분은 우선 변호인을 선임해 조력을 받겠다고 말씀하시고 급히 저희 사무실로 연락을 주셨고, 저희는 곧바로 팩스로 선임계를 제출한 후 압수수색 현장에 나와 있는 수사관님과의 직접 연락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의 결백을 밝히기 위한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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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제 절차

형사 변호사들은 ‘영장이 발부된 사건’이라고 하면 일단 최악의 결과(보통 실형)를 예상합니다. 그 이유는, 영장이라는 것이 수사기관이 청구하기만 한다고 해서 다 나오는 게 아니고, 영장 전담 판사가 기록을 검토했을 때 ‘영장에 적힌 범죄사실’이 ‘소명’(입증보다는 조금 낮지만, 충분한 개연성이 인정될 정도의 단계)된다고 판단되어야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 영장이 발부된 사건은 불송치나 무혐의를 받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파악해 본 결과 이 사건은 경찰청에서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현안으로 보도 자료와 기사도 많이 나온 사건이라, ‘혐의 인정->다른 공범 또는 조직 범죄자들과 함께 구공판’이라는 순서를 피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여러모로 걱정되었는데요.

심지어 의뢰인께서는 압박감이 심했던 나머지, 구속을 피할 수 있다면 혐의 내용은 전부 인정할 수 있다는 말씀까지 하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혐의를 인정하기에는 억울하고 결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실 형사 사건 변호인이 ‘정말로’ 결백하고 억울한 의뢰인을 만나는 것 자체가 흔하지 않은 일이므로, 이런 경우 변호사로서도 진심으로 도와드리고 싶어지곤 합니다) 의뢰인이 우연한 기회에 해킹(정보통신망침해)을 의뢰하려는 사람과 접촉하여 금전거래가 있었던 적이 있었지만, 정작 의뢰인이 진짜로 해킹을 하거나 시도한 적은 없었던 것입니다.

1차 피의자신문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며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자세히 설명하자, 수사기관에서는 정보통신망법위반이 아니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이나 사기 등 다른 죄명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송치하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영장이 발부되고 집행되었던 사건을 불송치하는 건 상당한 부담이고 쉽지 않습니다. 저도 검찰에 있을 때 그랬고요)

그래서 법리 검토 의견서를 별도로 제출하여 피의자의 행위가 법령의 문언해석상 그 어떤 형법적 범죄행위에도 해하되지 않는다는 점을 자세히 밝히고, 관련된 판례들도 다수 제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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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재판 결과

불송치 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그저 불송치만 된 것이 아니라, 제가 낸 의견서가 거의 그대로 불송치 결정서에 인용되어, 며칠 밤을 지새워 가며 고민해서 의견서를 쓴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의뢰인 분도 120% 만족하셨고요.

이번 사건으로 저도 압수수색 영장, 심지어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안이라고 할지라도 사안에 따라서는 그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물론 유리한 사실관계+이를 입증할 증거+유능한 변호인과 그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는 의뢰인+합리적으로 판단해 주는 담당 수사관의 5콤보가 만나야만 가능한 행운이겠지만요. 한 번 해봤으니, 다음에도 또 해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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